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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 이야기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 졸업생들의 실제 커리어패스와 여성공학자로서의 조언을 소개합니다


전자공학 전공Rice University, Houston, TX, 박사후 연구원 권민혜 동문

  • (2007년)
  • (2011년)
  • (2013년)
  • (2017년)
  • (2018년~)
  • 학부 입학

  • 학부 졸업

  • 석사 졸업(이화여자대학교 멀티에이전트 통신 및 네트워크 연구실(이하MCNL))

  • 박사 졸업(MCNL)

  • Rice University와 Baylor College of Medicine 박사후 연구원

University of Hawaii at Manoa 교환학생

교환학생의 경험을 통해 희망 전공분야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LG CNS 정보기술연구원 인턴쉽

석사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대기업연구소에 인턴쉽을 참여하였고, 이를 통해 박사과정진학을 결정하였습니다.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방문 연구

(2009년)

(2012년)

(2016년)

선배가 들려주는 커리어 이야기

  • 1. 어떠한 계기로 해외 진출을 고려하게 되셨나요?

    모교에서 박사를 마치고 나면 박사후연구원과정은 해외에서 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모교에서 박사과정 동안 지도교수님께 더 꼼꼼한 지도를 받아 ‘기본기가 탄탄한 연구자’가 될 수 있고, 박사후연구원 기간에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만의 연구 영역을 만들어 우수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화에서의 석박사과정동안에는 모바일 디바이스들과 이들이 구축하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주어진 제한 조건 아래서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데이터의 통신 방법을 설계하는 것과 이를 위해 각 디바이스들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전략을 연구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코딩을 포함한 디지털 통신 이론, 최적화 이론, 게임이론, 확률론, 제어이론 등의 다양한 이론들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내 신호처리 방법과 의사결정 방법을 디자인하며 기본기를 단단히 할 수 있었습니다.
    박사후연구원 과정에서는 이러한 기본기들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연구분야를 세계적으로 혁신을 이끄는 연구그룹에서 경험해보고 나만의 스페셜티를 가지는 연구분야를 구축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세계최대의 메디컬센터가 있는 미국 휴스턴에서 라이스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과와 베일러의과대학 신경과학과의 공동소속으로, 동물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뇌 속의 뉴런들이 어떠한 신호를 주고 받으며, 어떻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향후 우리나라에 새로운 연구 분야를 소개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연구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공헌 하고자 하여 해외 진출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2.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이전에 해외 거주 경험이 있나요?

    미국으로 박사후연구원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로는 나의 연구영역에서 기본기를 탄탄히 하고, 또 그 실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논문 실적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있는 연구분야에서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잘 입증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우리가 미국으로 연구원으로써 진출한다는 것은, 미국 대학 입장에서는 외국에 있는 연구자로 자국으로 데려오는 것입니다. 현재 트럼프 정권의 정책하에서는 해외 인력의 신규 유입을 위해서는 해당 인재가 미국 내에서는 찾을 수 없는 매력적인 포인트를 가지고 있어 미국의 발전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연구책임자가 설득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증빙할 수 있는 좋은 연구결과물을 많이 만들고 이를 보여주는 논문을 좋은 저널에 출판하는 것이 미국 진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미국 진출 이전의 해외 거주 경험은 외국어고등학교 재학 당시 교내 해외 경험 프로그램으로 캐나다 벤쿠버에서의 거주 경험이 있고, 학부 3학년 때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교로 1년간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또한, 박사과정 3년차 때, 박사학위 논문의 공동 지도를 받기 위하여 미국 UCLA로 4개월간 방문학생 자격으로 해외연구경험을 쌓았습니다.

  • 3.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원받은 금액 외에 개인적인 부담이 큰가요?

    박사후연구원은 더이상 학생이 아니기에 학교에 등록금을 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구책임자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도움을 주고 연구 수행에 대한 보수를 받습니다. 따라서 저의 경우는 취업비자를 취득하여 미국에 왔고, 적절한 보수를 받으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 미국에서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개인적인 경제적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박사후연구원 해외진출 과정에서 항공료, 이사비용 등의 초기비용이 발생하는데, 저의 경우는 미국 지도교수님께서 이주 비용을 지원해 주셨기에 다른 박사후연구원들에 비해 초기정착비용 또한 경제적 부담이 매우 적었습니다. 국내에서 학위를 마치고 박사후연구원으로 해외진출을 하게 되면 해외취업을 하는 것과 동일하기에 경제적인 부담은 적은 편 입니다.

  • 4. 해외에서의 삶과 어려움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처음에 미국 연구 그룹에 조인했을 때에는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이 한국과는 사뭇 달라 현지의 방식을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 조용한 공간에서 펜과 종이를 가지고 혼자 생각을하면서 연구를 진행한 반면, 현재 그룹에서는 화이트보드 앞에서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의견을 주고받고 해당내용을 화이트보드에 작성하면서 연구를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영어로 대화하기 위한 언어적 사고와 문제해결을 위한 수학적/ 공학적 프로세스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외국인으로써 겪는 언어적 장벽이 연구를 진행하는데 큰 걸림돌로 느껴졌고, 조용하지 않은 환경에서 고도의 사고를 말로 표현하며 진행하는 것(think loudly)이 익숙하지 않아 어려웠습니다. 다행히도 이 어려움은 현지 연구 문화를 적응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되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미국 진출을 꿈꾸는 분들께 언어적/문화적 어려움때문에 너무 미리 겁먹지 말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이건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이니까요!

  • 5. 현재 연구 중인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 분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지도교수님께서 연구를 한 마디로 정의하실 때 “We are thinking about thinking!” 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를 풀어 말하면, 우리가 ‘생각’을 한다는 것이 뇌에서 어떠한 계산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지를 알아내는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원숭이나 쥐와 같은 고등 동물부터 C. elegans나 Hydra와 같은 하등 동물까지 다양한 동물들을 실험 대상으로 하여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지, 이러한 반응들이 어떻게 뉴런들에 표현이 되는지, 또 이런 뉴런들의 표현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동물실험을 하는 사람부터 이론을 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연구자들의 협동으로 진행되는데, 그 중 저는 의사결정과정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현재 인공지능 기술과 연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물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에 적용하여 좀 더 동물과 같이 사고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 연구분야의 매력은 “다양성”에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연구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연구 자체가 전자컴퓨터공학과 신경과학이 융합된 분야이기 때문에 동료 연구자들의 전공은 물리학, 수학, 신호처리, 생명과학, 인지과학, 컴퓨터과학 등으로 매우 다양하고, 협동 연구자들도 의사, 생명 과학자, 수의사 등 정말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동일한 실험 결과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면서 전체의 연구를 더욱 풍성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것을 보면 다양성의 진정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6. 현재 계신 곳의 여성 공학자 비율이 어떻게 되나요? 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나요?

    현재 연구실에서는 여성이 저를 포함한 2명 뿐으로 전문가 레벨에서는 여성 공학자의 비율이 높지 않으나, 지도교수님이 하시는 라이스 대학교 수업에 들어가보면 여학생이 전체 인원의 반에 가까울 만 큼 학습자 레벨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높습니다. 사실 전문가 레벨에서도, 박사과정 때 진행한 통신네트워크 연구분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성 공학자의 비율이 현재가 더 높은 편이라, 여성의 비율이 적어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해 본적은 저는 아직 없습니다.
    그래도 여자가 소수여서 함께 생활하는데 겪는 어려움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기에, 개인의 성향이 어려움을 느끼는데 영향을 많이 미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남성 연구자들 사이에서 나홀로 여성으로 장기 출장을 가게 되는 경우에는 생활 과정에서의 여러 불편들이 있을 수 있기에 개인의 성향에 따라 같은 상황이 어려움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어려움을 피함으로써 내가 잃게 되는 것들을 생각해 보려 합니다. 만약 해당 출장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데, 여자라는 이유로, 소수라는 이유로 빠지게 된다면 내가 성장하는데 있어서 절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어려움’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극복 가능한 불편함’으로 인식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미국에서의 여성 커리어 개발 지원 방법에서 강조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제가 경험한 미국 커리어 교육들은, 여성 개개인에게 자신의 커리어 유지에 대한 강한 동기와 의지를 부여하여 개개인이 본인이 커리어를 유지시키고 싶게끔 격려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의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여성으로써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을 때 내 커리어에 대한 열정, 자기개발의지로 그 어려움을 극복 해 나가려고 합니다.

  • 7. 공대 후배들이 재학시절 꼭 갖추어야할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를 위해 어떤 활동과 경험들을 하는 것이 좋을 지 추천해주세요.

    첫번째 역량으로는 튼튼한 기본기를 뽑고 싶습니다. 특히, 다양한 응용학문들의 기반이 되는 전공기초 과목들을 열심히 공부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두번째로, 주체성과 전문성을 뽑고 싶습니다. 학부 저학년 때에는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경험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를 할 때나 주변의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 났을 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었고 이러한 나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좀 더 주체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요즘 기업, 사회단체들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후배님들도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국내 역사탐방 프로그램들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현대기아 자동차의 후원으로 독일로 워크캠프도 다녀오면서 나 자신에 대하여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대외활동에 지원하다 보면, 영어점수 취득, 학점 관리, 자기소개서 작성 훈련 등을 자연스럽게 되는데, 이는 고학년이 되어서도 졸업 후 취업/진학 준비를 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게 됩니다. 한편, 학부 3~4학년 때는 본인에게 맞는 커리어 트랙을 잘 찾아서 전문성을 기르고, 해당 전문 분야를 경험하기 위하여 인턴쉽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8. 해당 분야에서 일하면서 겪는 어려운 점과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가 하고 있는 연구는 이론적인 내용이기에 수학적으로 명료하게 증명하는 과정이 쉽지 않고, 해당 문제가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엉켰던 실타래가 다 풀리고 원하던 수학적 증명이 완성되면 그 수학적 논리의 명료 함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지는데, 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제가 박사과정 때 연구했던 기술이 실제 국내 기업에서 제품을 출시하는데 사용된 적이 있었는데, 이럴 때 내가 연구한 기술들이 실제 활용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 9. 해외 진학/취업을 원하는 후배 공학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외국에 나와서 시야를 넓히려는 마음을 갖는 것은 너무나도 좋은 시도이고,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정말 많이 배우게 될 것입니다. 탄탄하게 준비해서 여러분들이 이화여대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한 명 한 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커리어패스는 2017년 11월~12월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 졸업생 대상 설문조사를
기초로 응답자의 실제 커리어패스와 추천 교과, 여성공학자로서의 조언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