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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 이야기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 졸업생들의 실제 커리어패스와 여성공학자로서의 조언을 소개합니다


전자공학 전공Rice University, TX 박사과정 김순영 동문(10학번)

  • (2010년)
  • (2015년)
  • (2017년)
  • (2018년~)
  • 학부 입학

  • 석사 입학(이화여자대학교 신경전자공학 연구실)

  • 석사 졸업(이화여자대학교 신경전자공학 연구실에서 연구 지속)

  • 박사 입학(Rice University, Department of Electrical & Computer Engineering)

선배가 들려주는 커리어 이야기

  • 1. 어떠한 계기로 해외 진출을 고려하게 되셨나요?

    전자공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원래 뇌과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학부 배경인 전자공학과 융합하여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서 뇌공학 (Neuroengineering)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휴학하고 미국에 머무르며 나중에 미국에 공부하러 오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교육 시스템이나 환경이 한국과는 달랐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뇌공학 또는 신경전자공학은 한국에서도 발전되고 있는 분야지만 아직은 미국이나 유럽이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개인적인 연구 반경과 폭을 넓힐 수 있는 경험을 위해 미국 행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2.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이전에 해외 거주 경험이 있나요?

    초등학생 시절 2년, 대학교 1학년 때 1년간 휴학 후 미국에 살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어릴 때 미국 거주 경험으로 영어실력이 많이 향상되었고, 그로 인해 일상 생활에서 언어로의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제가 미국 진출을 위해 중점적으로 준비했던 부분은 석사 과정입니다. 미국은 전세계의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연구 경험이 없거나 연구 분야를 확실히 정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수행하며 진출하고 싶은 분야의 연구 경험과 지식, 실력을 쌓았습니다.

  • 3.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원받은 금액 외에 개인적인 부담이 큰가요?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받은 경제적 지원은 없었습니다. 저의 경우 미국 대학원 지원 시 필수인 토플이나 GRE의 응시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GRE의 경우 보통 여러 번 보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응시 비용이 international student기준 평균 $80~90정도이기 때문에, 10개 대학에 원서를 쓴다고 하면 100만원 가까이 소요됩니다. 저는 유학원을 통하지 않았지만, 유학원 컨설팅을 받을 경우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학 등록금은 전액 면제받고 있고(한 학기 기준 $23,300) 매달 월급처럼 들어오는stipend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공계 전공의 경우 대부분 등록금 지원과 생활비가 지급되고 특히 제가 재학 중인Rice University는 funding system이 잘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 4. 해외에서의 삶과 어려움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언어적으로 일상 대화에는 문제가 없으나 저의 경우 전공이 전자공학에서 뇌공학으로 바뀌다 보니 전공 용어가 달라지고 한국어로 아는 용어이지만 정확한 영어표현을 모르는 경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특히 랩미팅이나 세미나에서는 기술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가 있는 텍사스 주는 특히나 여러 인종이 함께 살고 있기때문에 인종차별은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언어보다는 한국과 미국의 교육 시스템과 환경이 달라 겪는 어려움이 더 크다고 느꼈고 특히 미국 대학원의 경우 학습 내용과 과제가 많아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나라와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영어도 원어민만큼 유창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양의 공부를 해야하는 동시에 연구실을 정하고 연구 프로젝트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첫 학기를 굉장히 바쁘게 보냈습니다. 미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할 때, 상상하는 것보다 공부가 더 많이 힘들다는 점을 인식하고 열심히 하고자 각오를 다진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5. 현재 연구 중인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 분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하고 있는 분야는 Neuroengineering으로, Neuroscience와 Engineering의 합성어입니다. 가깝게는 전자공학과 전상범 교수님의 신경전자연구실에서 진행되는 연구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특히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는 것은 neural activity (신경 신호)를 해석하여 neuronal network의 connectivity와 neural response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입니다. 지금은 히드라(hydra)를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히드라는 굉장히 작아 현미경으로 몸 전체를 볼 수 있고, 반투명한 몸체 덕에 모든 세포의 전체적인 neural activity를 모니터링 하기에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는 형광물질(GCaMP)을 통해 신경 신호를 기록해서 신호와 행동(behavior)을 연결짓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히드라가 특정 행동을 할 때 신경 신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그 neuronal circuit의 메커니즘이 어떤지, 이 회로를 어떻게 조절했을 때 신호 양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연구합니다. Neuroengineering 안에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제가 있는 연구실은 device 개발과 실험 위주로 돌아가는 연구실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분야만의 매력은 “가능성”입니다. Neuroengineering은 발전 가능성이 큰 융합학문입니다. 특히 히드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연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험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 결과가 예상과 일치하든, 일치하지 않든 유의미한 결과가 될 수 있고, 결과들을 바탕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많기 때문에 “가능성”을 매력으로 꼽고 싶습니다.

  • 6. 현재 계신 곳의 여성 공학자 비율이 어떻게 되나요? 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나요?

    제가 소속되어 있는 Department of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 (ECE)의 박사 1년차 30명 중 10명 정도가 여자인 것 같아요. 비율상으로는 남자가 많긴 한데 딱히 여자가 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환경이기 때문에 여성 공학도로서의 어려움은 느끼지 못합니다. 또한 ECE 내에 여성 공학도 모임이 있고, 학교 차원에서도 여학생 양성 프로그램들이 있기 때문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7. 공대 후배들이 재학시절 꼭 갖추어야할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를 위해 어떤 활동과 경험들을 하는 것이 좋을 지 추천해주세요.

    자신만의 특기 하나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졸업할 때 수학이든, 코딩이든, 하드웨어 설계든 누가 물었을 때 ‘나 이것 만큼은 자신 있다’고 여기는 강점이 하나씩 있으면 해요. 영역을 넓히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우선은 전공분야에서 최소 한 가지의 강점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론적인 부분 외에도 실제 설계와 코딩에 관심이 많아 전자공학과 E.E.I. 동아리를 통해 경험과 실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로 표현하는 발표 기술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학원에서는 자신의 연구를 대중에게 설명하고 전달할 수 있는 발표 능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때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를 자유롭게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추천합니다. 연구실 인턴을 통해 대학원 진학의 기초를 다질 수도 있고, 저는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 (Neuroengineering)가 확실한 편이었기 때문에 학부 때는 전공 분야 내에서 지평을 넓힐 수 있는 활동들을 했습니다.

  • 8. 해당 분야에서 일하면서 겪는 어려운 점과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모든 실험 연구가 그렇듯 어려운 점은 실험도 해야 하고 결과 데이터를 분석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생물체를 이용한 실험이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하는 변수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실험을 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을 때입니다. 실험을 한다는 것은 가설을 증명하는 것인데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가설이 맞아도, 맞지 않아도 흥미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실험 하며 느끼는 보람이 큽니다.

  • 9. 해외 진학/취업을 원하는 후배 공학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해외에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해외에서 공부를 하거나 일 하는 것이 막연하게 좋아 보일 수 있으나 생각 외로 힘든 점이 많습니다. 언어적으로,경제적으로, 생활 면에서, 공부 면에서 복병들이 있어요. 꼭 해외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해외로 진출하고 싶은 지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후 준비 과정이나 해외 진출 이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학원의 경우, 한국에서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분야라면 해외 진출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연구가 많이 진행된 환경에서 깊이 공부하고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길이 쉽지만은 않은 길이라는 각오를 하고 가면 될 것 같습니다.